나이가 들면, 갱년기가 되면 저런가 보다 했던 엄마.
그런데 돌아서면 까먹고, 내 이야기도 점점 이해하기 힘들어하셔서 병원을 모시고 갔다.
결과는 우울증으로 인한 기억력 장애, 그리고 경도인지장애
아빠에 이어 엄마까지 아프게 되시니. 정말 정말 속상했다.
난 외동으로 자라면서 한 번도 외롭거나, 불편한 것이 없었는데 엄마를 병원에 모시고 가기 위해 눈치 보며 반차를 쪼개 쓰면서는 내가 참 가여워졌다.
한동안은 매일 밤 혼자 남게 되는 상상을 하며 베갯잇을 적셨다.
주변에 좋은 친구들로부터 위로를 많이 받았는데, 달라질 건 없었다.
왜냐면 내가 생각하는 난 '부모님이 두 분 다 아프신 30대 중반의 불쌍한 외동이니깐ㅜㅜ'
남들이 10년 뒤에나 겪을 걸 지금 겪고 있는 내 젊은 날이 우울한 게 슬펐다.
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의 간병기록을 하시는 '아빠바보 Gildong'님의 채널을 보게 되었다.
매일 같은모습으로 누워, 살가운 말, 따뜻한 눈빛 하나 줄 수 없는 아버지의 모습을 200여 개의 동영상으로 담아내어, 각 영상마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. 공통적 메시지는 아버지를 향한 사랑과, 감사였다.
그 채널의 여러 영상을 보고, 부끄러워졌다.
엄마는 아직 젊으시고, 큰 병에 걸리신 것도 아닌데, 왜 지금 내 처지를 비관했나.
지금 두분 모두 내 곁에 계신데 왜 지금을 감사하고, 즐기지 못했나.
그래서 나도 아기가 있는 친구들이 그러하듯,
내가 지금 제일 사랑하는 ‘엄마’의 일상을 기록하는 인스타 계정을 만들어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.
그러자,
그녀가 나와 같은 계절을 보고 느낄 수 있어서,
그녀가 건강한 두 다리로 나와 카페, 공원, 여행을 갈 수 있어서 그녀가 맛있는 걸 먹고 '너무 맛있다, 그렇지?'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.
슬프다고 생각하면 침대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아 갈수 없는 마음이, 기록하고, 표현하고, 감사하니까 따뜻하고, 충만해졌다!
내 나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써보는 글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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